자율주행차라는 단어가 매스컴에 많이 노출되지만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기술은 있다고 하는데 실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올 날이 언제일지 다들 궁금해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울 도심에서 자율주행차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되었는데, 지난해 12월 청와대와 경복궁 인근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것. 자율주행 버스를 타는 건 어떤 느낌일까.
이번 주 자율주행 버스 타고 청와대나 가볼까
자율주행 차량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어렵지 않게 체험할 수 있었다. 청와대와 경복궁을 아우르는 코스를 자율주행 차량으로 돌아볼 수 있는 것. 이제부터 자율주행 버스를 타고 서울 여행을 떠나보자.
화창한 여름, 강렬한 햇살이 비치는 오후. 경복궁 앞 자율주행 셔틀버스 정류장 앞에 섰다. 여느 버스와 비슷하게 생긴 모양새, ‘청와대 A01 자율주행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옆면을 보니 서울대학교, SUM(자율주행기업), 서울특별시 로고가 눈에 띄었다. 차량 탑승에 앞서 표지판을 읽어보니 자율주행 버스는 평일에만 운행한다고 적혀 있다.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 45분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점심시간(12~1시)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그 밑에 경로가 있는데, 경복궁 효자로 입구에서 출발해서 국립고궁박물관, 청와대, 춘추문, 국립민속박물관을 찍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순환형 차량이었다. 참고로 요금은 무료라고 하니 가볍게 즐기기에도 좋겠다.
Hey 청와대! 자율주행으로 떠나는 여행
청와대 A01 자율주행 버스 경로에는 볼거리가 많다. 화창한 여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즐길 만한 볼거리를 소개한다. 버스의 시작 지점은 경복궁 효자로다. 그 앞이 바로 경복궁이기에 한 번쯤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경복궁은 서울 도심에 자리 잡은 대표 궁 중의 하나로, 북악산에 걸쳐져 있는 모습이 경관이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경복궁 인근에는 한복대여점이 많아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코스다. 참고로 한복을 착용한 이들은 경복궁 관람료가 무료다. 그렇지 않으면 2023년 초 기준 약 3,000원의 관람료를 지불해야 한다. 경복궁 관람을 마치고 시간이 된다면 국립민속박물관을 둘러봐도 좋고, 인근 서촌 한옥마을에 가면 여러 맛집을 찾아볼 수 있다. 간단한 브런치를 먹고 한옥의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다.
경복궁을 빠져나오면 A01 자율주행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가보자. 대통령 집무실부터 접견실 등을 살펴보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청와대는 2022년 개방이 이뤄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방문하려면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단 65세 이상, 외국인, 장애인은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 하루 관람 타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6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예약은 홈페이지(청와대, 국민의 품으로)에서 하면 된다. 한 명이 최대 6인까지 예약 가능하니 가족 단위 관람도 무리가 없다. 평일 오후에 방문했지만 많은 인파가 몰렸다.
청와대 춘추관 앞으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삼청동의 갤러리가 줄지어 있다. 공근혜갤러리를 시작으로 문화 감상의 시간을 가져볼까. 중간중간 예쁜 카페도 많아 데이트를 하는 연인부터 화창한 여름 날씨를 즐기는 노부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길을 따라 쭉 내려오면 삼청동 카페 거리의 맛집에서부터 와인을 파는 파인다이닝 식당까지 하루의 끝을 분위기 있게 마칠 수 있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 바퀴, A01 자율주행 버스를 타고 서울 투어를 즐겨보자.
현재 많은 자율주행 업체들이 실제 주행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경복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에스유엠도 상암과 강릉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운행 중이며, 차종은 다르지만 이미 기술을 현실화해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심지어 상암에서는 유상으로 운행 중이다. 그 밖에도 세종, 대구, 제주, 경기도 판교 등 많은 지역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포티투닷이라는 자율주행 업체를 인수하게 되면서, 더 많은 투자와 빠른 기술의 진보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탑승감도 더욱 개선될 것이다. 기술의 일상화가 머지않은 느낌이랄까. 호기심을 갖고 미래형 모빌리티에 탑승해보기를 추천한다.
1 서울의 대표 명소인 만큼 해외여행객, 내국인의 발길이 잦은 장소다. 그럼에도 질리지 않는 단아한 경복궁의 매력. 궁 안팎을 거닐다 보면 경복궁 특유의 고풍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 양쪽에 가지런히 놓인 나무들 끝에 푸른 지붕의 청와대가 자리하고 있다. 정무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으며, 현재 국민의 품으로 온 청와대에서는 다양한 체험행사와 공연이 열리고 있다.
3,4 춘추관 앞 공근혜갤러리 등 수많은 갤러리를 따라 내려오면 삼청동 거리에 이른다. 분위기를 내기에 좋은 거리다. 길목 사이사이를 걷다 보면 예쁜 카페와 고급스러운 와인바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