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물가 상승, 어려워진 삶... 이런 소식들이 이제는 새로운 게 아니죠. 생활비가 치솟는데 먹거리도 예외 없이 비싸져서, 만 원으로는 점심 한 끼를 먹기도 어려운 현실이 되었어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나온 대안이 '스마트팜'? 이건 기존 농업에 비해 더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온도, 습도, 영양 등을 과학적으로 통제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스마트팜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거예요. 태양의 열과 빛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게 필요한데, 그게 곧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에너지 중독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면 좀 모순적이지 않나요? 또 운영비도 만만치 않죠. 새로운 고민들이 생겨나죠.
이러한 고민들 속에서 나온게 '폐열형 스마트팜'예요. 기존 산업에서 낭비되는 열에너지를 활용해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생기는 열에너지의 일부를 활용하면 스마트팜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실상은 어떨까요? 🤔
BRIEF SUMMARY
#SMARTFARM #FACTORY #ENERGY
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기후 변화와 먹거리 안보의 대안으로 꾸준히 논의되는 어젠다는 이미 수차례 다뤄온 ‘스마트팜’이다. 과학적 데이터와 설비를 기반으로 온도·습도·영양 등 다양한 외생 변수를 통제한다면 하늘의 뜻에만 기대왔던 농업에 확실성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입 요소 관점에서 스마트팜의 본질을 생각해보면, 자연이 무료로 제공해온 외생 변수들을 인간이 ‘인위적으로 통제’하면서 단위면적당 생산의 효율을 높이는 행위다. 인위적 통제를 조금 와닿는 언어로 풀어보자면 태양이 제공하는 열과 빛을 인간이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내는 행위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에 저장된 에너지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변환하는 것이다.
환경론자 관점에서 이는 역설적이다. 환경론자들이 꼽는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이 인류의 에너지 중독 및 과도한 화석연료 의존인데, 스마트팜은 그 자체로 에너지 사용 집적도가 매우 높은 시설이 되어버리니 말이다. (중략) 이 같은 점은 스마트팜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도 난제를 만든다. 스마트팜이 제 모습을 갖추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등유 등 화석연료 혹은 화석연료에서 생산된 전기 에너지를 꾸준히 사용하고, 유리온실 및 각종 기계장치 등 스마트팜으로 가져온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서울에서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내려간 대한제강 신평공장. 공단 내 자리한 여느 곳처럼 생산한 철근을 나르는 대형 트레일러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2,000평 규모의 스마트팜 풍경이 되레 초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일단 가장 궁금했던 것은 철강회사가 GREF라는 브랜드로 스마트팜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대한제강은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70년 전통의 대표적인 제강기업이기 때문. 수십 년간 열과 철을 다뤄온 전문가라 할지라도 스마트팜이라는 낯선 영역에 도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중략)
마음이 통했는지 기차를 타고 직접 부산을 방문하겠다는 설명과 설득 끝에 흔쾌히 수락해준 대한제강의 신동명 팀장. 본인 주도로 낸 아이디어가 채택돼 실제 신사업까지 도맡게 된 그는 제일 잘할 수 있는 ‘열’을 다루는 일에 오롯이 집중한 게 주효했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스마트팜은 ‘열 전문가’라는 우리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모델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재활용해 스마트팜 운영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거라 봤죠.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화두인 ESG 경영에도 부합하는 사례였고요.” (중략)
"간단히 정리해보면, 원리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철강 제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에너지는 공장 굴뚝을 통해 대기로 배출되는데, 그 온도가 대략 300도입니다. 물을 데우기에 충분한 열량이라 할 수 있죠. 굴뚝 주변에는 오래전 흔히 볼 수 있었던 라디에이터와 같이 물이 흐르는 팬코일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안을 순환하는 물은 온실과 연결된 별도의 관로를 통해 300톤 규모의 축열조로 전달됩니다. 이렇게 데워진 물은 온실 내 설치된 관로를 통해 계절에 맞게 난방을 진행하는 것이지요."
냉방 역시 흡수식 냉동기라는 별도 장치를 통해 온도를 낮춘다는 점은 뼛속부터 문과인 에디터가 더욱 신기해했던 대목. 그렇다면 폐열형 스마트팜은 운영비용 절감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전체 내용은 XITY 매거진에서 확인 가능)
🏛️ 오늘의 KNOWLEDGE
📌 애그플레이션(Agflation) ⭐⭐⭐
농업을 뜻하는 agriculture와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inflation의 합성어. 농산물의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다. 지구 온난화 및 이상 기후 현상으로 농작물이 감소하고,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농가가 감소하는 등의 영향으로 곡물값이 급등하면서 이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 푸드 마일리지⭐⭐
식품이 생산된 곳에서 일반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 푸드 마일의 개념은 영국의 소비자운동가 팀랭이 1994년 처음 사용했다. 가능한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식품의 안전성은 높으면서 수송에 따른 환경오염을 경감한다는 주장이 최근 유럽 소비자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