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늘면서 구조적 요인 등으로 밀키트가 빠르게 확산될 거라 예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밀키트를 많이 애용하고 있다. 간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주방 자체와 기기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쓸모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 앞으로는 주택을 분양할 때 주방을 옵션으로 하는 형태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과연 밀키트가 그만큼 효율적인지 직접 비교하고 미래의 주방을 그려보았다.
밥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원로배우 최불암 선생이 전국의 지역 대표 음식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인 ‘한국인의 밥상’, 그리고 전설적인 만화 ‘식객’의 허영만 작가가 동네 밥상에서 맛의 의미를 찾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본방 사수까지는 아니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식도락. 먹방이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을 정도로 먹는 데 관심이 많은 한국인이기에 맛있는 밥상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매주 소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4월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평소 직접 식사 준비를 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밀키트 제품 관련 U&A 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져준다.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밀키트(Meal Kit)와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식사’와 ‘식사 준비’에 대한 연령별 인식이었다. ‘정성이 들어갈수록 음식은 더 맛있는 법이다’에 동의한 비율은 73.2%(20대 71.6%, 30대 66.4%, 40대 74.8%, 50대 80%)에 달하지만 ‘밥상은 맛보다 정성으로 차리는 것이 더 의미 있다’에 동의한 비율은 34.3%(20대 30%, 30대 23.6%, 40대 34.8%, 50대 48.8%)에 불과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밥은 맛만 있으면 된다’에 동의한 비율은 48.4%(20대 59.2%, 30대 55.2%, 40대 39.6%, 50대 40.4%)다. 연령별로 20~30대는 식사에 대해 의미를 다르게 부여하고 있고, 왠지 ‘한국인의 밥상’과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40~50세대가 시청하는 비율이 높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 20~30대는 정성 들여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필요성을 낮게 느끼는 것일까?